나노입자와 줄기세포로 류마티스 관절염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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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치가 어려웠던 류마티스 관절염의 완치 가능성을 보여준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이 등장했다.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에도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GettyImages

25만 명을 넘어선 류머티즘성 관절염(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나왔다. 국내연구진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을 한 번에 해결하는 치료 방식이 개발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이 제시한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은 복합적 치료로 치료 효과를 높일 뿐 아니라 면역 체계를 정상화시켜 스스로 질병에 대응할 수 있게 돕는다. 동물실험 수준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들이 완화되고, 예방 효과도 있음이 확인됐다.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해 발병

▲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염증 및 장애, 면역계 이상을 수반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GettyImages

흔히 관절염이라고 하면 노화에 따른 증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노화가 아닌 면역체계 이상에 따른 자가면역질환이다. 즉,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켜야 하는 면역체계가 오히려 자신을 공격하여 생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염증,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비정상적 면역 반응 등 다양한 인자들이 연관되어 발병한다. 이중 일부 인자만 표적하여 치료할 경우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되나, 해결되지 않은 다른 인자에 의해 결국 증상이 다시 나빠진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는 항류마티스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항류마티스제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린다. 치료제를 장기 투여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수반된다는 문제가 있다. 빠른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제와 스테로이드제를 일시적으로 병용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제들은 단기적으로 증상 완화 효과를 보일 뿐,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여 류마티스 관절염을 완치하지는 못했다.

 

다인자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치료제

▲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이 제시한 세리아-줄기세포 유래 베지클 나노 하이브리드 시스템.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이 되는 다인자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복합치료 시스템을 구현했다. ⒸIBS

현택환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팀은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다인자를 동시에 해결하고, 비정상적인 면역 체계를 회복시켜 스스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돕는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활성산소 제거 기능이 있는 세리아(산화세륨) 나노입자와 줄기세포 유래 베지클을 결합한 ‘세리아-줄기세포 나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27일 저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실렸다.

세리아 나노입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완화해 선천면역을 정상화한다. 동시에 중간엽 줄기세포(연골, 골조직 등에 존재하는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베지클은 조절T세포의 발현을 촉진하여 관절을 보호하고, 후천면역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조절T세포는 면역계가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자가면역 회복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면역세포다. 즉, 즉각적 항염 효과를 보이는 세리아 나노입자에 조절 T세포를 통해 면역 체계 자체를 회복시키는 베지클을 결합하여 치료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후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 개발한 ‘나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실험쥐에 관절염을 유발시키고 세리아 치료제, 베지클 치료제, 나노 하이브리드 치료제를 각각 주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형태의 치료제가 발 두께, 온도, 행동 등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이 완화되고, 관절이 회복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개발한 하이브리드 치료제(Ce-MSCNV)를 관절염을 유발한 실험 쥐에 주입한 실험에서 증상 회복 등 치료 효과가 특히 높았다. ⒸIBS

여러 치료제 중 나노 하이브리드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가 특히 높았다. 또한, 추가 실험을 통해 질병이 완전히 유발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 하이브리드 치료제를 투여할 시 뛰어난 류마티스 관절염 예방 효과가 있음도 확인했다. 실험쥐에 관절염을 유발시킨 뒤 8일 차에 치료제를 주입하고, 이후 14일과 20일 차에 부스터 치료제를 주입하며 증상을 관찰했다. 20일 이후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이 시작되는 통제군과 달리 치료제를 투여한 실험쥐는 증상이 거의 발현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현택환 IBS 단장은 “여러 발병 요인이 번갈아 문제를 일으키는 악순환을 끊고, 증상 완화와 면역 체계 회복을 동시에 노리는 근본적인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맞춤형 복합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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